나쓰메 소세키 한눈팔기
나쓰메 소세키 한눈팔기
처음 접하는 나쓰메 소세키 소설 입니다. 작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읽었습니다. 소설의 도입부에서도 아무런 배경 설명이 없었습니다. 그냥 읽으며 추측했습니다. 참 역사적 배경 지식이 없다는걸 다시 한번 느끼며 무지함을 용감함으로 읽었습니다.
일상에서 일어 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주인공은 자신만의 자존감, 지식인의 의식을 따라 훔쳐 보게 만들며 나아간다.
독자로서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면서 읽어 나갔다. 일본이라는 공간이 우리나라와 국가적 관계를 나 또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뭐 웃기는 얘기다.
p32 "그는 논리라는 권위가 자신을 옭아매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했다. 학문으로 단력된 그의 두뇌로 보면 이 명백한 논리를 마음으로 얌전히 따라주지 못하는 아내야말로 벽창호임에 틀림없었다."
논리라는 단어 앞에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상대를 벽창호라 생각할까 정보의 시대에 어디서든 답을 구하고 검색해내는 요즘 눈앞에 드러난 사실만이 오직 진실이고 그런 정보의 조합으로 논리를 만들고 그걸로 신념을 만들어 목숨을 건다. 난 차라리 벽창호가 되겠다. 신념이 없는 돼지로 살겠다. 아 나는 남의 논리를 나의 논리로 착각하고 그 속에서 남의 권위를 나의 옷인냥 뒤집어 쓰고 있는건 아닐까!
p137 " 그는 감상적인 기분에 쉽게 사로잡히면서도 결코 그것을 솔직히 드러내지 않는 남자였다."
순간 주인공과 공감했다. 감상적이 되는게 무책임 하다고 생각하는 나. 그래서 감상적인건 힘들다. 대책이 없다.
P210 "다루기 쉬운 사람이다.....
겐조는 자신을 저주했다. 그러나 자신을 저주하도록 만든 상대를 훨씬 격렬하게 저주했다."
그래 그편이 훨씬 났다. 나를 저주 하면 난 절대로 헤어날 수 없다. 그러니 상대를 저주 할 수 밖에 그렇지 않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인가? 겐조 당신만 그런게 아니 힘내라. 당신에게서 나를 보고 우리가 함께 녹아있다는 걸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나만 그런게 아니니.
p278 " 이 세상에 진짜로 끝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일단 한번 일어난 일은 언제까지나 계속되지. 다만 다양한 형태로 계속 변하니까 남도 나도 느끼지 못할 뿐이야"
생각은 항상 변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의 사고도 사물에 대한 편견도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련의 다른 일들에 항상 똑같이 반응하고 똑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우린 왜 그런 멍청한 행동을 반복할까? 내가 바뀌지 않으면서 결과가 바뀌기를 또 세상이 바뀌기를...
19세기에 태어나 20세기를 살다간 이 오래된 작가가 왜 지금도 이렇게 사람들 사이에 살아 숨쉬는 걸까? 글 속에서 인간의 고민은 시간과 전혀 상관이 없는 듯 하다. 그래서 고전이고 명작인걸까?